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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푸른새벽녘 2020. 6. 28. 22:11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제니퍼 라이트 (지은이), 이규원 (옮긴이) | 산처럼 | 2020년 3월

 

사서의 추천 글
전 세계 인구의 약 1억 명이 죽고도 지금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20세기 최고의 전염병 ‘스페인 독감’의 발원지가 스페인이 아니었다니. 현대인 대부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염병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에겐 지금이 전에 없이 괴로운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전염병은 인류와 늘 함께 있었다.
이 책은 로마를 멸망하게 만든 안토니누스 역병과 14세기 중반 이래 300년 동안 유럽을 뒤흔든 대재앙 흑사병, 장이 세균에 감염되어 체내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 죽기 전까지 고통받는 콜레라 등 인류를 위협한 13가지 전염병의 역사를 다룬다. 저자는 과거 전염병이 창궐했을 당시의 상황과 인류가 맞닥뜨린 문제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풍부한 문화사 설명과 함께 덧붙여 유쾌하게 설명해준다. 또한, 전염병은 암울한 과거부터 계속해서 우리를 따라다니는 두려운 존재가 아닌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는 ‘질병’임을 상기시켜준다.

저자 소개
제니퍼 라이트(Jennifer Wright) 미국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뉴욕 포스트』, 『뉴욕 업저버』를 비롯한 다양한 지면에 역사, 문화, 정치 등 폭넓은 주제를 기고해왔다.

책 속 한 문장
“인간의 쉽게 잊는 태도는 특히 생사에 관한 중대한 문제에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 아무리 혹독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떠올린다.”(310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언컨택트 l 김용섭 l 2020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l 정승규 l 2019
총, 균, 쇠 l 재레드 다이아몬드 l 2013


《숫자가 만만해지는 책》

한 번 배우고 평생 써먹는 숫자 감각 기르기

브라이언 W. 커니핸 (지은이), 양병찬 (옮긴이) | 어크로스 | 2020년 4월

 

사서의 추천 글
우리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와 온라인에서 쏟아져 나오는 ‘숫자’와 매일 만난다. 제공되는 정보 속에 숫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 정보는 신뢰성 있는 사실이 되어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수치나 통계가 무조건 믿을만한 것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단위가 크고 계산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정보 속 숫자를 외면하거나, 의심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 저자는 실제로 신문 기사나 자료에 인용되었던 숫자의 오류를 예를 들며 수를 다루는 몇 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총 몇 대의 자동차가 있을까?’, ‘매일 몇 명의 사람이 이사할까?’처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추정치, 어림 계산 등 단순한 방법으로 해답을 추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흥미로운 여론조사의 그래프나 각종 통계에 숨어 있는 속임수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스스로 정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숫자를 두려워한다면 이 책을 통해 숫자 감각을 기르고, 숫자 자체에 얽매이기보다는 그 의미를 읽어내는 데 필요한 ‘숫자 무기’를 마련해보자.

저자 소개
브라이언 W. 커니핸(Brian W. Kernighan) 컴퓨터 운영체제의 시초인 유닉스의 탄생에 기여한 컴퓨터 과학자이며, 1999년부터 프린스턴대학교 컴퓨터 과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년간 프린스턴대학에서 수학에 자신 없는 비이공계 학생들을 지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수학 관련 도서를 집필하였다.

책 속 한 문장
“잠깐만 시간을 내면, ‘그 정도면 됐는지’, 아니면 ‘판단을 보류해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203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수학의 쓸모 l 폴슨, 제임스 스콧 l 2020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 l 존 앨런 파울로스 l 2008
새빨간 거짓말, 통계 l 대럴 허프 l 2004


《의자의 배신》

편리함은 어떻게 인류를 망가뜨리는가 

바이바 크레건리드 (지은이), 고현석 (옮긴이), 박한선 (해제)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사서의 추천 글
빅토리아 시대 이전 문학 작품에서는 허리가 안 좋다는 이야기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의자가 특권 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난 것이 18세기경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흥미롭다. 인류는 초원을 달리며 수렵채집을 하던 시기를 지나, 농경을 시작하고 도시를 이루어 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커다란 변혁을 겪었다. 문제는 이 변화가 갈수록 빨라져 우리 몸과 새로운 환경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책은 기원전 5억 년부터 디지털 혁명에 이르기까지 인류 진화의 일대기를 펼친다. 더 편하고 풍족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활 방식이 변할 때마다 인류가 사는 환경도 바뀌었고, 이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몸은 당뇨, 하부 요통, 관절염, 지방간, 근시,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 전에 없던 부산물을 얻게 되었다. 저자는 현대인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의자 위에서 보내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말하며, 진화의학의 입장에서 진화와 환경의 불일치를 이해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준다.

저자 소개
바이바 크레건리드(Vybarr Cregan-Reid) 영국 출신 작가 겸 방송인이자 학자. 켄트대학에서 영어와 환경 인문학 부교수로 부임했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텔레그레프》,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문학, 건강, 운동, 자연, 환경에 대해 폭넓게 글을 써 왔으며, 『의자의 배신』은 파이낸셜타임스 2019 ‘최고의 과학책’ 다섯 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되었다.

책 속 한 문장
“우리는 현재 의자에 갇힌 삶 속에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일과 삶이 두 가지, 즉 우리가 일하는 데 쓰는 시간과 우리의 육체적 비활동성에 지배되고 있다.”(282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당신의 주인은 DNA가 아니다 ㅣ 브루스 H. 립턴 ㅣ 2011
우리 몸 오류 보고서 ㅣ 네이선 렌츠 ㅣ 2018
우리 몸 연대기 ㅣ 대니얼 리버먼 ㅣ 2018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명화에서 찾은 물리학의 발견

서민아 (지은이) | 어바웃어북 | 2020년 2월

 

사서의 추천 글
물리와 미술, 언뜻 보면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두 분야이다. 물리학자가 미술관에 간다면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저자는 초고속 광학과 나노과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실험 기술을 배우러 간 네덜란드에서 미술과 물리학이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술은 물리학 및 광학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르네상스 시대 이후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영감을 선사한 뮤즈(muse)는 물리학이었다고 얘기한다.
원근법으로 빛을 표현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들, 단 네 가지의 색유리에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활용해 화려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창 등 다양한 예시를 통해 ‘빛’을 연구하던 당시의 과학계와 미술계의 모습을 설명한다. 또한, 빛의 파장을 이용해 그림을 분석하여 화가만이 알고 있는 작품 탄생의 비밀을 밝혀낸 이야기도 담고 있다. 다중스펙트럼 및 엑스선 촬영 분석으로 ‘모나리자’ 작품 밑바탕에 있는 두 사람의 얼굴, 가난했던 빈센트 반 고흐가 캔버스를 여러 번 재사용한 흔적 등을 알아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을 과학적인 배경과 맞물려 소개해주어 새로운 감상 포인트와 지식을 제공해준다. 책을 덮고 나면 미술 작품을 보는 눈이 한층 넓고 깊어질 것이다.

저자 소개
서민아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책임연구원 및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나노-정보 융합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제 저널 「Communications Physic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초고속 광학과 나노과학이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에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학회지에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빛은 한 편의 그림이 태어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림의 생애를 보여준다. 과학의 힘을 빌려 우리는 한 편의 명화가 걸어온 길을 재조명할 수 있게 되었다.”(357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관계의 과학 ㅣ 김범준 ㅣ 2019
인투더쿨 ㅣ 에릭 D. 슈나이더, 도리언 세이건 ㅣ 2019
드로잉피직스 ㅣ 돈 레몬스 ㅣ 2019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페터 쾰러 (지은이), 박지희 (옮긴이)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사서의 추천 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전거를 발명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누군가가 다빈치의 스케치를 조작하여 자전거는 다빈치가 발명했다는 잘못된 소식이 퍼져 나갔고 결국 다빈치의 자전거는 허구로 밝혀졌다.
우리는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고, 가짜 뉴스가 공식 뉴스가 되는 ‘탈진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자는 가짜 기사를 만들어내고 정치인은 가짜 뉴스를 이용하여 이익을 도모한다. 팩트 체크 전문 기관인 폴리티팩트의 분석에 따르면 선거 유세 기간에 트럼프가 했던 168개 주장 중 70퍼센트는 ‘잘못됐거나’, ‘상당히 잘못됐거나’, ‘소름 끼칠 정도로 잘못된’ 주장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무려 3,000년 전부터 시작된 가짜 뉴스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성물로 모셨던 잔 다르크의 유해가 사실은 이집트 미라였다는 뉴스까지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가장 기이하고 유명했던 가짜 뉴스들을 흥미롭게 전달한다. 가짜 뉴스에 대한 유익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숨은 진실을 발견하는 능력도 생겨나지 않을까.

저자 소개
페터 쾰러(Peter Köhler) 기자, 문학 비평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학교 공부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바자회: 잡학지식 모음집>과 <가짜: 예술과 지식, 문학과 역사 속 가장 기이한 가짜들의 이야기>외 다수가 있다. 그는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짜 뉴스에 매력을 느껴 예술과 학문, 정치와 현대의 일상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흥미롭고 때로는 경악할만한 사건들을 연구했다.

책 속 한 문장
“어떤 증거나 증인, 공식 정정도 소문을 막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소문이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는 감정적인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나 경찰의 공식 정정 발표는 권력의 이익 때문에 진실이 억압되고 있다고 믿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99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가짜뉴스의 고고학 ㅣ 최은창 ㅣ 2020
포스트트루스 ㅣ 리 매킨타이어 ㅣ 2019
만들어진 진실 ㅣ 헥터 맥도널드 ㅣ 2018


《언컨택트》

더 많은 연결을 위한 새로운 시대 진화 코드

김용섭 (지은이) | 퍼블리온 | 2020년 4월

 

사서의 추천 글
언컨택트(Uncontact)는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는 코로나19가 언컨택트를 향한 흐름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작용하기는 하였지만, 일상 속 언컨택트는 우리 사회와 문화 속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로케이션 인디펜던트, 아마존의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 AR(증강현실) 착화 서비스인 ‘트라이온’ 기능, 코로나에 대처한 중국의 QR코드와 안면인식 기술, 자율주행 배송로봇, 원격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언컨택트 트렌드를 흥미롭게 보여주며, 인간 사회가 이러한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서 더 원활하고 효율적인 ‘컨택트’를 위해 기술적으로 구현된 ‘언컨택트’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 말한다.
사람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앞으로의 삶의 방식이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언컨택트 사회를 받아들이면서 일상을 계속 이어가려면, 개인의 삶과 사회의 모습에서 어떤 변화와 방향들을 고민하고 과감하게 결정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 소개
김용섭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턴트, 비즈니스 창의력 연구자다. SERICEO에서 트렌드 브리핑 〈트렌드 히치하이킹〉을, 휴넷CEO에서 〈트렌드 인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 CEO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읽어주고 있다. 저서로 『펭수의 시대』, 『라이프 트렌드 2020 : 느슨한 연대(Weak Ties)』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일상적인 것이 위험하다고 여겨질 때, 우린 가장 힘들어진다. 결국 우리의 욕망은 대안을 원할 수밖에 없다.”(94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룬샷 ㅣ 사피 바칼 ㅣ 2020
코로나 이후의 세계 ㅣ 제이슨 솅커 ㅣ 2020
코로나 투자 전쟁 ㅣ 정채진 외 ㅣ 2020


《공간을 말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움,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이상호 (지은이) | 북바이북 | 2020년 3월

 

사서의 추천 글
이 책은 도시공학과 교수인 저자가 공간 역사학부터 공간 미래학까지 열두 가지 학문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공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의 공간을 열두 가지 시선으로 들여다보니, 그 느낌 또한 다양하고 흥미롭다. 책의 순서대로가 아닌 열두 가지 학문 중에 끌리는 것부터 읽어도 좋은 구성이다.
저자는 당신이 살고 싶은 공간은 어떠한 모습이냐고 묻는다. 저마다의 생김새와 사는 방식이 다르듯,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라고 조언한다. 현재 자신이 속한 공간은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보고, 자신이 꿈꾸는 공간은 어떤 모습인지 상상해본 뒤 실제로 그 공간을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사진이 아닌 그림을 함께 실은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따스한 색감의 그림들과 함께 저자가 말하는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공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저자 소개
이상호 국립한밭대학교에서 도시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래 도시를 연구하고 있으며, 스마트시티 모델을 제시한 학문적 공로를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마트시티」 등 국제 저명 SSCI 및 SCI에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공저로 『스마트시티』, 『2019 한국의 논점』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같은 공간은 하나도 없어요. 공간을 만드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니 모양도 다르고 느낌도 다릅니다. 다양한 것이 자연스럽고 아름답습니다.”(305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공간이 만든 공간 ㅣ 유현준 ㅣ 2020
공간 혁명 ㅣ 세라 W. 골드헤이건 ㅣ 2019
스마트시티 ㅣ 이상호, 임윤택, 안세윤 ㅣ 2017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은이), 이다희 (옮긴이) | 바다출판사 | 2020년 4월

 

사서의 추천 글
책을 읽다 보면 잠시 방심하는 사이 행간을 놓쳐 걸어온 길을 되짚어가느라 헤매는 경우가 있다. 여러 시점을 나누어 관찰된 사건의 나열은 독자로 하여금 책 속에서 길을 잃게 한다.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며 세상 온갖 것에 멀미를 호소하는 작가는 자신의 글에 친절한 안내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멀미를 유발하는 미치광이 같은 세상에 집요하게 파고들며 자기 글의 유일한 ‘결정자’가 되기 위해 분투한다.
일리노이주의 지역축제 취재기인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 촬영지를 방문하고 쓴 ‘데이비드 린치 정신머리를 유지하다’, ‘무엇의 종말인지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종말인 것만은 분명한’ 등 총 5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에는 심오하면서도 재밌고, 박식하면서도 독특한 저자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다.
“내 눈에 보이는 대로의 이 세상에서 내가 사유하고 살아가고 싶은 방식의 본보기”라고 말하는 작가가 그려낸 세상 속으로 떠나보길 권한다.

저자 소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 소설가. 장편소설 『시스템의 빗자루』로 데뷔. 두 번째 장편소설 『무한한 재미』가 《타임》의 ‘20세기 100대 걸작 영어 소설’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세 번째 소설 『창백한 왕The Pale King』은 미완성 유작으로 남았다.

책 속 한 문장
“수학이 일반적으로 예술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그 미를 감상하기 위해 너무 많은 피라미드적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 있다. 수학은 학습된 취향의 궁극에 있을지 모른다.”(233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오래 준비해온 대답 ㅣ 김영하 ㅣ 2020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ㅣ 무루 ㅣ 2020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 ㅣ 제임스 설터 ㅣ 2020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오수완 (지은이) | 나무옆의자 | 2020년 4월

 

사서의 추천 글
호펜타운 반디멘 재단 도서관이 지난 6월 30일에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시가 인수를 거부함에 따라 도서관은 식당으로 개조될 것이다.
호펜타운 도서관은 클라우스 반디멘이 세운 156개 도서관 중 하나이다. 각 도서관은 재단 운영 원칙에 따라 지역 이름 외에 주제에 맞는 또 하나의 이름이 붙었다. 호펜타운 도서관의 이름은 바로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 도서관”이었다. 전체 반디멘 재단 도서관에서 달리 분류하기 어려운 거추장스러운 책들을 수장하기 위한 도서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책은 호펜타운 도서관의 유일한 사서이며 관장 대리인 에드워드 머레이가 폐관이 결정된 후 서가 한쪽에 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모아 두었던 마지막 기증 자료 32권의 희귀본을 기록으로 남긴 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에 관한 카탈로그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희귀본을 접하는 재미와 함께 다양한 이유로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에피소드들도 담겨 있어 마치 실제로 존재했던 도서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 소개
오수완 1970년 철원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전문의를 거쳐 한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소설집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장편소설 『탐정은 어디에』를 펴냈다. 2020년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로 제16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속 한 문장
“조금 식상한 은유지만 사람은 우주다. 사람은 책이다. 한 사람의 깊이는 우주의 깊이와 같다. 그 깊이를 헤아리기 위해서는 그를 오래도록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는 새롭게 계속 쓰이며 끝나지 않는 책이다.”(88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일의 기쁨과 슬픔 ㅣ 장류진 ㅣ 2019
로야 ㅣ 다이앤 리 ㅣ 2019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ㅣ 오수완 ㅣ 2010


책소개 출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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