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1.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기술과 인간의 역사로 본 현대 사회의 결정적 순간들
김명진 (지은이) | 궁리 | 2019년 11월
사서의 추천 글
종이책을 넘어 전자책이 보급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쇄술은 낡은 기술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낡은 기술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혁신적인 첨단기술이지 않았을까?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기술들이 어떠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발전되었는지, 당대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다양한 그림과 사진 자료, 동영상 링크 등 풍부한 시각 자료를 통해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발명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처음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일라이샤 그레이라는 또 다른 발명가가 벨과 같은 날 전화 발명에 관한 특허권보호신청을 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는 왜 전화를 발명한 사람을 그레이가 아닌 벨로 기억하고 있을까? 어린 시절 위인전으로 접했던 토머스 에디슨이 ‘최초로’, ‘혼자서’ 전구를 발명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세상을 바꿔 놓은 기술에 관한 일화들을 살펴보고 기존과는 다른 맥락에서 접근해보자.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기술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김명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미국 기술사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번역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20세기 기술의 문화사』, 『야누스의 과학』, 『할리우드 사이언스』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간단히 말해 기술은 동시대 사회 속에서 일어나며 그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는 활동이라는 것이다.”(181쪽)
2.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헝거포드 대학살에서 다이애나 비 사망사건과 9.11까지, 영국 최고의 법의학자가 말하는 삶과 죽음
리처드 셰퍼드 (지은이), 한진영 (옮긴이) | 갈라파고스 | 2019년 11월
사서의 추천 글
‘죽음’은 누구나 도달하는 삶의 종착지이지만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언제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지의 세계이다. 그렇다면 부검을 통해 죽은 자의 진실을 밝히는 법의학자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또 그가 죽음을 통해 발견한 진정한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셰퍼드는 영국에서 30여 년간 법의학자로 일하며 헝거포드 대학살, 9·11테러, 의문의 살인사건 등으로 죽은 자들을 부검하며 느낀 바를 솔직하게 회고한다. 당시에 크게 이슈화되었던 사건들을 담당한 법의학자의 글이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육체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2만 구 이상의 시신을 부검하며 죽은 자들의 의사가 된 영국 최고의 법의학자가 쓴 생생한 글을 통해 직업인의 비애와 기쁨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저자 소개
리처드 셰퍼드 1977년에 세인트조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에 법의관 수련 과정을 마쳤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당시 법의학 엘리트 코스였던 가이스 병원 법의학과에 들어갔다.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 살인사건부터 세계적 규모의 대형 재난까지, 그의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 현장을 누비며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부검을 할 때 나는 문명사회가 기대하는 ‘최고의 예우’를 갖출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랑까지 담아 신속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작업한다.” (187쪽)
3. 어웨이크
익숙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선택하라
피터 홀린스 (지은이), 공민희 (옮긴이) | 포레스트북스 | 2019년 9월
사서의 추천 글
반복되는 일상 속 익숙한 편안함과 안정감에 파묻혀 있다 보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나 혼자 멈춰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바로 이때가 삶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친숙한 환경과 규칙적인 습관 속에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가상 공간이 바로 ‘안전지대’이며, 인생의 빛나는 모든 순간은 바로 이 안전지대 밖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종종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통제할 수 없는 문제까지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느라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낯선 것들을 배울 기회를 놓쳐버리곤 한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 내 안에 또 다른 자아가 있다면 안전지대를 탈출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대한 간단한 계획부터 세우고 행동해 보라고 조언한다.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 소개
피터 홀린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주목받는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몇 년간 개인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인간 유형을 연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자제력 수업』, 『배우는 방법을 배워라』, 『운을 기획하라』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무언가 새로운 행동을 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하지 않을 이유 스무 가지를 궁리하는 대신, 그것을 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자. 무언가에 대해 ‘좋다’고 말할 다섯 가지 이유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모든 활동을 열린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다.”(137쪽)
4. 감정은 패턴이다
부정의 감정을 긍정의 감정으로 바꾸는 법
랜디 타란 (지은이), 강이수 (옮긴이) | 유노북스 | 2019년 8월
사서의 추천 글
저자는 행복이 단순히 어떤 상태가 아니라 누구나 기를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자기 인생을 잘 돌봐야 하며, 편안한 감정뿐만 아니라 힘든 감정까지 깊이 이해함으로써 좌절과 비판과 두려움 저편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힘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리라 조언한다. 이 책은 다양한 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과학적 배경과 감정이 전달하는 메시지, 그리고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된 감정 활용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정 어린 대화, 맛있는 식사,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을 음미할 때 우리의 감정은 변화하며, 그와는 반대로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감정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주며, 반성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 앞에 새로운 선택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인간의 10가지 대표적인 감정의 원인과 진행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부정적인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에 주도권을 쥐고 인생을 변화시켜 보면 어떨까?
저자 소개
랜디타란 저자는 전 세계에 행복의 기술을 전파하는 비영리단체 ‘행복 프로젝트(Project Happiness)’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긍정심리학, 신경과학, 마음챙김 명상을 결합한 ‘행복 커리큘럼’을 만들었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해 120여 개 나라의 지도자, 카운슬러, 학생, 교사들에게 사회적, 감정적 학습 커리큘럼으로 제공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마리아 리니거(Maria Lineger)와 공동 저술한 《행복 프로젝트 핸드북(Project Happiness Handbook)》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슬픔은 우리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인생의 관문이다. 그러므로 슬픔이 찾아왔을 때는 그동안 쌓인 감정이 때를 벗겨내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삶의 목표를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126쪽)
5. 매너의 문화사
매너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짧고 유쾌한 역사
아리 투루넨, 마르쿠스 파르타넨 (지은이), 이지윤 (옮긴이) | 지식너머 | 2019년 10월
사서의 추천 글
16세기 폴란드의 상류층은 손님을 배웅할 때 아쉬움의 표현으로 손님이 타야 할 말을 숨기거나 마차의 바퀴를 빼놓는 방법으로 출발을 지연시켜야 예의가 바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14세기 유럽인들은 목욕이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믿어서 씻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손님을 배웅할 때 아쉬운 마음에 자동차 바퀴를 빼두고, 거의 씻지 않은 상태로 공동체 생활을 한다면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경우 없는 사람이란 평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서양식 생활 예절과 이러한 풍습이 생겨난 배경 역사를 살펴보며 당시 ‘매너’로 여겨졌던 행동의 당위성을 여러 예시를 들어 보여 준다. 더불어 저자는 인터넷 세상에서 익명성에 힘입어 예의 없이 행동하는 요즘 사람들을 중세 기사들의 무절제한 태도에 빗대며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개인이 지녀야 할 예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권한다.
저자 소개
아리 투루넨(Ari Turunen) 유럽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서양 문화사를 유머러스하게 분석하며 경솔함의 역사를 다룬 《오만의 역사》를 비롯해 현재까지 9권의 논픽션 도서를 출간했다.
마르쿠스 파르타넨(Markus Partanen) 핀란드의 공영방송 교양 PD로 일하며 문화사에 관한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책 속 한 문장
“오늘날 예의 바르다고 평가받는 많은 풍습의 이면에는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한, 때론 비양심적이라고까지 할 만한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이지요.”(4쪽)
6. 21세기 화폐전쟁
노르베르트 헤링 (지은이), 박병화 (옮긴이) | 율리시즈 | 2019년 11월
사서의 추천 글
요즘은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한다. 현금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간편한 결제 방식에 만족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결제(디지털 화폐, 스마트, 카드 결제 등)가 확산되고 전통의 지불 방식인 현금이 퇴출되고 있다. 세계 통화의 디지털화 경향은 21세기 정보화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로 인한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반드시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 경제엔 역설이 있다. 이 책은 개인의 금융데이터, 생활형태 전반의 기록이 은행, 결제 서비스 업체, IT 대 기업, 국가 등에 넘어가 개인의 자유가 사라질 것이며 또한 각국 통화주권도 공룡 IT 대기업에 넘어가 정부의 힘이 사라질 것이라 예언한다.
전 세계적으로 현금을 폐지하려는 흐름이 어떻게 전체주의적 감시와 승자독식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다양한 자료와 연구를 통해 명료하게 제시한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 소개
노르베르트 헤링 경제학 박사.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저널리스트이자 유명 경제서적을 다수 출간한 베스트셀러 저자다.
책 속 한 문장
우리 삶에서 더 많은 영역이 디지털화되고 관찰되고 저장될수록, 그리고 우리를 설명하는 프로필이 더 상세해질수록 현금은 더 소중해질 것이다. 현금의 자유로운 이용을 고집하며 현금을 계속 사용할 때, 디지털화 할 수 없는 소중한 공간을 보존할 수 있다.(267쪽)
7.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원종우 (지은이) | 아토포스 | 2019년 12월
사서의 추천 글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미래사회 지구인들은 거대한 하나의 도시인 ‘세대우주선’을 타고 몇 세대에 걸쳐 우주를 여행한다. 또 인류의 숙원 중 하나인 영생을 가능하게 하는 약 ‘이터너티Eternity’가 등장한다. 이 책은 불멸의 삶, 외계 생명체,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8편의 이야기를 묶은 SF 단편 소설집으로 각각의 이야기는 앞설, ‘본문’, 뒷설이라는 매우 독특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설’에서는 작품에 나오는 과학적 개념과 배경을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 ‘뒷설’에서는 작가의 생각을 부연하여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작가는 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과학기술 발전의 이면에 늘 존재하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낸다. SF소설이 생소한 사람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소개
원종우 무엇으로도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철학도, 록 뮤지션, 대중음악 운동가, 칼럼니스트, 정치사회 논객, 음모론 전문가, 다큐멘터리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 온갖 경력이 붙었다. 지금은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 『파토 원종우의 태양계 연대기』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그래서 우리는 판단을 해야 했죠. 인류가 과연 이 문명을 계속 이어나가고 발전시킬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1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