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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추천도서 / 토론하기 좋은 책 10권 / 서울도서관 선정

푸른새벽녘 2020. 5. 3. 11:30

책들이 넘쳐나고 책을 추천하는 리스트들도 넘쳐난다.

많고 많은 좋은 책들을 결국에는 다 읽지 못할 것이 가끔 마음이 아프지만

읽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심사 숙고하여 골라놓은 리스트를 보는 것 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이 든다.

그 중에 인연이 닿아 읽게 되는 책이 있다면 더 좋은 일이고!

 

서울 도서관에서 2020년 '토론하기 좋은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해주었다.

서울시 도서관 사서와 시민 90여명의 참여로 선정된 리스트는 '어린이 도서', '청소년 도서', '성인 도서'의 연령별로 구분되어있다. 참여하신 시민 90여명은 어떤 분들일지 궁금하다ㅎㅎ 아마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책을 늘 손에서 놓지 않는 독서 고수분들 이실테지!

이정수 서울도서관장님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책부터 현대사회에 직면한 문제를 다룬 책까지 고루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친구와 같이 읽고 책수다 떨면 재밌겠다~


[어린이도서]

말들이 사는 나라

윤여림 (지은이), 최미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부정적이거나 안 좋은 의미가 담긴, ‘나쁜 말’은 무조건 하면 안 되는 걸까? 물론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이유도 없이 무조건 투덜대고, 심술을 부리고, 화를 내는 말은 정말로 옳지 않다. 하지만 아이가 살아가면서 부담스러운 일을 거절하거나 부당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나쁜 말’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말들이 사는 나라<에서는 착한 말이든 나쁜 말이든 상황에 맞게 말을 지혜롭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들려준다.


그 녀석, 걱정

안단테 (지은이), 소복이 (그림) | 우주나무 | 2018년 9월

 

내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 그 녀석. 바로 걱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크고 작은 걱정들. 금방 풀리는 걱정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걱정도 있다. 마음을 옥죄고 생활을 망치며 ‘나’를 지배하려 드는 그 녀석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

주인공 ‘나’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녀석이 찾아온다. 나는 그 녀석을 떼어내고 쫓아버리려 무진 애를 쓰지만 그 녀석은 끈덕지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점점 더 커져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걱정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방법을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다.


소리 질러, 운동장

진형민 (지은이), 이한솔 (그림) | 창비 | 2015년 5월

 

야구부에서 쫓겨난 김동해와 야구부에 들어가지 못한 공희주가 막야구부를 만들어 즐겁게 야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정의, 진리, 평등 등의 소중한 가치를 담아낸 작가의 역량이 단연 돋보인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행동하면서 조금씩 야구공처럼 단단해져 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당차고 활달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자기 팀에 불리한 판정이 옳다고 말했다가 야구부에서 쫓겨난 김동해와 여자라는 이유로 야구부에 들어가지 못한 공희주. 두 사람은 아이들을 불러 모아 막야구부를 만든다. 번듯한 글러브와 야무진 방망이도 없고 멋진 유니폼도 없지만, 막야구부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야구를 한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알짱거리는 막야구부를 못마땅하게 여긴 야구부 감독님이 훼방을 놓기 시작하면서 막야구부는 운동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막야구부는 운동장에서 버틸 수 있을까? 어설프지만 즐거운 막야구가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


신통방통 홈쇼핑

이분희 (지은이), 이명애 (그림) | 비룡소 | 2019년 3월

 

‘독각면’이라 불리는 낯선 시골에 살게 된 소년 ‘선우찬’이 도깨비가 쇼호스트인 홈쇼핑 방송의 고객이 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엄마 아빠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꾹꾹 누르면서 도시와는 다른 환경과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찬이의 다채로운 마음과 소망이 요술이 깃든 도깨비 물건을 주문해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심사위원으로부터 뛰어난 글맛과 입담, 도깨비와 홈쇼핑을 배합한 설정이 새롭다는 평을 받았다.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나미 콩쿠르 은상, BIB 황금패상 등을 수상한 이명애는 가을과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성장의 한철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동양적인 선과 색채로 담아냈다.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우정을 키우고, 잊지 못할 비밀스러운 경험을 탐험해 가는 <신통방통 홈쇼핑>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빡빡한 일상과 스마트폰에 파묻혀 지내던 아이들에게 휴식 같은 색다른 체험과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청소년 도서]

발버둥치다

박하령 (지은이) | 자음과모음 | 2018년 4월

 

이 소설은 쫓기듯 달아나는 소녀 유나로부터 시작된다. 유나는 청각 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를 뜻하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이다. 간신히 말을 배운 때부터 들리는 세계와 들리지 않는 세계를 오가며 부모의 통역사 노릇을 해왔다. 아직 열여덟 살이지만 부모를 보호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불쌍한 부모한테 효도해야 한다는 채무감을 안고 살아간다. 가족이니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던 유나의 마음에 어느 날 균열이 생긴다.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게 나쁜 일인가?’

박하령 작가가 들려주는 가족 이야기는 남다르다. 주인공 유나에게 ‘부모님이 장애인이니까 네가 잘해야지’라며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나를 비롯한 모든 십 대들이 가족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발버둥 쳐야 한다며, 가족 간의 거리 두기를 권한다. 사랑하니까, 가족이니까… 이런 이유로 자기다움을 포기하지 말라고.

작가는 가족 구성원들이 적절한 거리를 두고 각자의 건강한 독립과 경계선을 지킬 때 비로소 가족은 진정한 안식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발버둥치다>는 십 대를 향해 가족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곳을 향해 발버둥 치라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네고 있다.


내 휴대폰 속의 슈퍼 스파이

스마트한 만큼 오싹해진다

타니아 로이드 치 (지은이), 벨 뷔트리히 (그림), 임경희 (옮긴이)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5월

 

오늘날의 정보 보안 이슈를 청소년 눈높이에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먼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IT 기술이 학교·가정·공공장소·쇼핑·인터넷·국가 시스템 안으로 침투하면서 평범한 시민의 정보와 사생활이 마구마구 노출되는 현실을 총망라해 여섯 개의 장에 나눠 요목조목 비춘다.

거기다 본문보다 솔깃한 곁가지 지식을 소개하는 ‘드론 팁’과 풍부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오싹한 경계선’,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까지 알차게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 책 속에 가득 실려 있는 실제 사연의 주인공은 10대여서 더욱 친근감을 준다.

오늘의 청소년 세대는 어릴 때부터 인터넷에 접속해서 SNS나 게임을 하며 개인 정보를 과감하게 노출해 왔다. 지금 청소년에게 있어 휴대폰과 인터넷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삶의 도구이고, 그것 없이 살아가기를 덜컥 선택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10대 스스로 과학기술 문제를 풀어 나갈 지식과 지혜를 탑재하는 수밖에 없다.


빈 공장의 기타소리

전진경 (지은이) | 창비 | 2017년 11월

 

보통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특별한 선택과 도전을 보여 주는 ‘별별이웃’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와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하는 공장 노동자들이 만나 서로에게 든든한 이웃이 되어 가는 모습을 그렸다. 전진경 작가는 회사의 부당 해고에 맞서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싸우고 있는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과 함께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주인공 ‘나’와 공장 노동자들이 함께 먹고, 놀고, 울고, 웃으면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개인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이 어떻게 슬픔을 이기고 희망을 회복해 나가는지 보여 준다.


[성인 도서]

아무튼, 딱따구리

이마저도 우리는 딱따구리를 좀 닮았다

박규리 (지은이) | 위고 | 2018년 8월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의 열네 번째 책은 <아무튼, 딱따구리>이다. 산업지속가능성연구소의 연구원인 저자는 생산 공정이나 비즈니스 모델 차원에서 지속가능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한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하는 저자와 딱따구리는 대관절 무슨 관계일까? 그보다, 딱따구리를 애호하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아무튼, 딱따구리>는 '딱따구리 집'을 중심으로 지속가능 디자인 연구원과 영장류 학자 부부가 있는 힘을 다해 싸우는 일상이 펼쳐진다. 웃기고, 슬프고, 열 받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웃음을 짓게 하는 한편, 사람과 동물 모두가 처한 암울한 현실이 우리를 슬픔에 잠기게도 한다.

유례없는 폭염과 치명적인 대기의 한복판에서 인간의 삶이 나날이 암울해지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현실에서, <아무튼, 딱따구리>는 모두에게 짐짓 유쾌한 얼굴로 자신만의 딱따구리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할지 모른다.


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

별이 된 아이들 263명, 그 이름을 부르다

임인택, 하어영, 임지선, 류이근, 최현준 (지은이) | 시대의창 | 2019년 2월

 

《한겨레신문》 탐사기획팀 다섯 기자는 2008~2014년 우리나라에서 학대로 사망한 아동의 실태를 꼼꼼하게 조사했다. 정부와 기관의 부실하고 부정확한 통계를 교정하고, 그간의 아동 학대 사례 개요, 판결문, 공소장, 사건 기록, 언론 보도 등을 분석했다. 신체 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사망 외에, 그간 우리 사회가 아동 학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신생아 살해, 동반 자살이라는 이름으로 왜곡된 ‘살해 후 자살’도 포함했다. 그렇게 확인한 학대 사망 아동만 263명이었다.

기자들은 각종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 우리나라 아동 학대의 현주소를 살피고, 알려지지 않았던 아동 학대 사건의 진실을 좇고, 가해자를 인터뷰하고, 피해 아동과 형제자매의 죽음을 겪은 ‘살아남은 아이’들을 만났다. 또한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과 동행하며 가해자 부모의 거부로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현실에 절망하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아동 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사회복지학 교수, 의사, 심리상담가 등 전문가들과 함께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제시하고자 힘썼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은이) | 창비 | 2019년 7월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저자인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는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활동가이자, 통계학·사회복지학·법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다.

현장과 밀착한 인권·혐오문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인간 심리에 대한 국내외의 최신 연구,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 학생들과 꾸준히 진행해온 토론수업과 전문가들의 학술포럼에서의 다양한 논쟁을 버무려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책소개 출처: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