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연구를 선도하고 물리학자들 사이의 국제 협력 증진등을 위해 설립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센터인데 포항에 있다니! 뭔가 멋져..) 매년 올해의 과학도서를 선정한다. 선정위원분들 중에 내가 좋아하고 그 안목을 신뢰하는 분들도 포함이 되어 있다보니 이 추천 리스트도 아마 매년 나의 통장을 위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ㅎㅎ
오늘은 2019년에 선정된 올해의 과학책 10권을 소개해본다.
과학책 읽기만이 줄 수 있는 짜릿한 감각이 있다. 우주에 스며들어가는 통일감, 상식적이고 경험적인 사고의 지평에서 아주 많이 벗어난 스케일(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것)을 이해해보려고 애쓸 때의 설렘, 과학이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점들을 마주하게 될 때의 운명적인 느낌과 같은 것들. 과학책 읽기는 쉽지 않지만 재밌다.
《우주날씨 이야기》
끊임없이 태양풍이 쏟아지고 날마다 우주방사선이 날아드는 지구 바깥
황정아 (지은이) | 플루토 | 2019년 8월
추천의 말
우주시대를 살아가려면 우주날씨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우주날씨의 국내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저자가 대중을 위해 쓴 우주날씨 안내서이다. 우주 날씨의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태양(신)을 잘 살피는 방법에서부터 그 변덕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자신의 경험과 섞어서 재미있게 풀어냈다.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소개하는 일은 사회의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작업이다. 주변에 이런 작가의 능력까지 갖춘 과학자들이 늘고 있어서 반가운 일이고, 여성과학자들의 활약은 더욱 반갑다.
김항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책소개
우주날씨가 무엇인지, 우주날씨가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태양의 폭발과 흑점, 태양풍, 우주방사선, 지구 자기장, 전리층, 오로라, 밴앨런대, 플라스마 같은 우주날씨의 다양한 요소들과 인공위성 이야기를 펼친다.
책을 읽으면 인류의 삶이 우주환경의 변화, 즉 우주날씨와 밀접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지구인이지만, 이미 우주의 날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우주인으로 살고 있다. 태양폭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우주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우주날씨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태양계의 일원인 지구에 살고 있는 지구인으로서, 우리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자 하는 순수한 과학적 목적에서도 우주날씨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연의 경이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우주에 관한 과학적 호기심의 중요성이다. 이것이 이 책을 그저 흥미로운 우주과학 교양서에 머무르지 않게 해준다. 《우주날씨 이야기》는 우주날씨와 인공위성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미래 인간의 생존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과학 입문서다.
《외계행성: EXOPLANET》
해도연 (지은이), 이병철 (감수)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6월
추천의 말
2019년 노벨물리학상의 절반은 외계행성을 발견한 공로로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켈로에 공동으로 주어졌다. 이를 예견이나 한 듯 외계행성에 관한 책이 나와서 아주 반가웠다. 외계행성 연구의 역사에서 최근의 결과까지 외계행성과 외계생명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만족할 내용이다. 외계행성의 발견과정에서부터 행성의 형성모형까지 관련된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고, 책의 두께에 비해 작은 글씨로 (이 책의 유일한 불만사항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외계행성의 발견이 태양계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바꿨는지가 흥미롭다. 글도 잘 다듬어져 쉽게 읽힐 뿐만 아니라 풍부한 사진과 그림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의 능력과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김항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책소개
불과 30년에는 상상 속의 존재에 불과했던 외계행성은 오늘날에는 별보다도 더 많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만큼 당연하면서도 놀라운 존재가 되었다.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외계행성은 이제 그저 허구의 무대가 아니라 우리가 언젠가 방문할지도 모르는하나의 가능성이 된 것이다.
하지만 거대한 별조차도 빛나는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그보다 더 작고 어두운 외계행성을 어떻게 찾을 수 있었을까? 지구 바깥, 태양계 바깥의 세상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생각보다 더 오래되었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수천 년 간 이어진 호기심에 보답이라도 하듯 수많은 발견이 이어졌다.
<외계행성:EXOPLANET>은 외계행성 연구의 역사부터 시작해 불가능한 도전에 임한 과학자들의 노력, 그리고 그 끝에서 이루어진 놀라운 발견들을 많은사진과 그림자료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외계행성에 대해 우리말로 된 이렇게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정보는 없었다. 현대 천문학의 정점에서 곧 다가울 새로운 세계를 이제 누구나 즐겁게 맞이할 수 있다. 380페이지 올컬러의 책을 손에 드는 순간, 책은 당신을 태양계 너머의 세상으로 안내할 것이다. <외계행성:EXOPLANET>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18 과학스토리 기반 과학융합콘텐츠 창작 프로젝트 사업으로도 선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조천호 (지은이) | 동아시아 | 2019년 3월
추천의 말
국립기상과학원에서 30년을 근무한 저자가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을 멋지게 정리했다. 전공 분야의 지식을 이처럼 쉽게 풀어 쓸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오랜 연구와 고민으로 다져진 저자의 깊은 내공 덕이다. 글 솜씨도 탁월해 책을 읽으며 밑줄 친 구절이 많았다. “우리는 큰 행성의 작은 세계에서 작은 행성의 큰 세계로 들어섰다(p.55). 우리 없이도 자연은 살아남을 수 있지만, 우리는 자연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p.57)”. 윤태웅은 추천사에서 저자를 “더 나은 과학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추구하는 합리적이고 성찰적인 과학자의 전형”으로 소개하며, “지구에 사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도 그렇다.
김범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책소개
저자인 조천호는 국립기상과학원 초대 원장이다. 그는 과학자이자 공직자로서 겪었던 여러 고뇌와 아쉬움을 드러내며, 우리나라 국립 연구 조직이 가야 할 길을 제안한다. 그 글은 SNS에서 큰 화제가 되며 과학 연구자들의 공감을 샀다.
대기과학자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여러 사안을 알기 쉽게 풀어놓는다는 점에서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기후변화는 이미 많은 것을 바꿔놓았고, 그에 따르는 피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주로 보고 있다.
온대 지역에 사는 대한민국은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저위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과학적으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하면서, 그 일에 담긴 의미와 파급 효과에 대해 고민해보자고 호소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그 일이 벌어지는 데 원인을 제공했으며, 언젠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나우: 시간의 물리학》
지금이란 무엇이고 시간은 왜 흐르는가
리처드 뮬러 (지은이), 장종훈, 강형구 (옮긴이), 이해심 (감수) | 바다출판사 | 2019년 6월
추천의 말
물리학에 시간은 자주 도처에 등장한다. 시간을 재는 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지만, 도대체 시간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시간보다 더 흥미 있는 질문은 바로 ‘지금(now)’의 의미다. 움켜쥐려 하면 매번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지금’은 끊임없이 미끄러져 미래를 과거로 만들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책은 ‘시간’과 ‘지금’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물리학의 여정을 담았다. 엔트로피와 시간은 어떤 관계인지, 우주의 팽창은 시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 지, 양자역학의 측정은 또 시간과 어떤 관계인지, 흥미로운 통찰이 담긴 책이다.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물리학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시간은 물리학 연구의 ‘지금’이다.
김범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책소개
물리학의 풀리지 않은 오랜 수수께끼인 ‘지금’의 의미와 시간의 흐름을 설명하는 책이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으로 유명한 실험물리학자 리처드 뮬러는 이 퍼즐을 풀기 위해 상대성이론, 양자물리학, 빅뱅이론 등 현대 물리학이 시간에 대해 알아낸 사실들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엔트로피와 물리주의 같은 잘못 맞춰진 조각들을 제거한 후, ‘4차원 빅뱅’이라는 검증 가능한 이론을 제시한다.
이론가가 아닌 실험물리학자가 시간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한 최초의 책으로서, 현대 물리학이 시간에 대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뮬러는 실험을 통해 시간의 처음과 끝을 연구한 바 있다. 그는 빅뱅 후 50만 년경 아기 우주가 방출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를 관측함으로써 ‘시간의 처음’을 측정했고, 초신성 관측을 통해 우주의 가속 팽창을 발견함으로써 ‘시간의 끝’(빅 크런치)은 없을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지금’을 인간의 자유의지가 행사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으로 규정함으로써 물리학뿐 아니라 철학에도 중요한 함의를 가지는 주장을 펼친다.
《아톰 익스프레스》
원자의 존재를 추적하는 위대한 모험
조진호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추천의 말
원자는 작다. 원자가 구슬만 하다고 치면 사람의 주먹은 지구만 하다. 그 정도로 작다. 오잉? 그런데 너무 작아서 그런 건지 원자를 직접 본 사람이 없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어째서 보지도 못한 걸 있다고 말하는 걸까? 그나저나 원자라는 게 정말로 있긴 한 걸까? 이 문제를 두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내기했다. 그리곤 도라에몽에나 나올 법한 어디로든 가는 기차를 탔다. 책의 저자도 함께 간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재미난 상상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증명하기까지의 여정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세상을 만드는 재료를 알아내기 위해 삶을 바친 과학자들에 대해 생각해봄으로써 그들 또한 역시 사람이었음을 잊지 않게 해준다. 기차 여행에선 늘 사람들과 부딪힌다. 근데 그게 묘미다.
박진영(서울대학교 고생물학연구실)
책소개
물질이 작디작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다. 과학 교과서는 원자의 존재를 무심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언급한다. 하지만 이 당연한 진실을 아는 과정은 험난했다.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을 거라는 발상은 2000년 전에 나왔지만, 그것이 사실로 증명된 지는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크기가 1센티미터의 1억분의 1밖에 안 되는 원자를 인간의 감각으로 직접 확인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원자를 확인할 수 있었을까? 타고난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갖가지 과학적 방법을 통해 인류는 원자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만들어냈다. 원자를 보는 이론의 눈을 갖게 되자, 이어 ‘전자’를 보는 방법을 발견했고, 새로운 양자역학의 시대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본격 과학 만화 작가 조진호가 이번에는 현대 과학의 ‘진국’이라 할 수 있는 원자를 찾아 떠났다. 조진호의 놀라운 과학 여행 ‘익스프레스 시리즈’의 세 번째 열차, 《아톰 익스프레스》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갈로아 (지은이) | 한빛비즈 | 2018년 10월
추천의 말
‘진화’하면 침팬지같이 생긴 동물과 사람, 그리고 그사이에 키가 어중간한 것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이 떠오를 거다. 도마뱀과 새의 혼종처럼 생긴 시조새가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근데 진화는 사람이나 공룡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디작은 아메바부터 묵묵히 서 있는 식물까지, 진화는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곤충도 예외는 아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은 정말 대단하다. 곤충의 조상은 약 4억2800만 년 전 육상으로 진출했다. 식물보다 800만 년 정도 빠른 거다. 곤충은 하늘을 날게 된 최초의 생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날 살아있는 종수가 무려 90만 가지나 된다. 지구 생물의 거의 90%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이 놀라운 녀석들이 어떻게 진화했고, 그리고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친절하고 재밌게 보여준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패러디다. 등장하는 곤충의 수만큼 많다. 지루할 틈이 없다. 하지만 만화라는 이유로 절대 가볍게 보지 말 것. 진화하는 곤충의 세계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박진영(서울대학교 고생물학연구실)
책소개
2018년 3월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디시인사이드와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에서 본격 연재를 시작하면서 6개월 만에 400만 조회 수를 기록한 빅 히트 과학 웹툰이다. 추가·보완을 거쳐 드디어 책으로 만난다. 매미, 잠자리, 메뚜기, 사마귀, 바퀴벌레 등 온갖 곤충이 등장하는 이 책은 곤충이 현재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 ‘필연’을 보여준다. 매 화마다 드립과 패러디가 넘쳐나 배꼽 빠지게 웃다 보면 어느새 곤충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떨림과 울림》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은이)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추천의 말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자료가 이제는 제법 많아졌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현재의 지식은 전문가 집단이 현재 합의한 최선의 지식일 뿐, 몇 년이 지나면 바뀔 수 있다. 더욱이 지식을 확대 해석하거나 잘못 적용하면 가짜과학처럼 틀린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그래서 과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뒷받침할 물질적인 증거”가 있을 때만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 과학적인 태도다. 이처럼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로부터 앎을 확장하는 능력, 앎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능력이 나온다. 『떨림과 울림』에는 과학적 태도를 훈련한 물리학자의 시선이 담겨있다. 『떨림과 울림』은 나와 같은 거리를 걷고, 나와 같은 도시를 지났을 어느 물리학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물리학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과학이 제법 즐길만한, 거기다가 꽤 멋들어진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을 『떨림과 울림』을 통해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송민령(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책소개
물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전화까지.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모두 ‘원자’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김상욱은 이 작고도 작은 단위까지 내려가 우리 존재부터 우주라는 커다란 세계까지 들여다보고 질문한다.
물리학자가 원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는 방식은 마치 동양철학의 경구를 읽는 듯 하다. 나의 존재를 이루는 것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죽음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지, 타자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엄밀한 과학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물리학자만이 안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준다.
‘물리’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우리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까지 새로운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과학기술의 일상사》
맹신과 무관심 사이, 과학기술의 사회생활에 관한 기록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박대인, 정한별) (지은이) | 에디토리얼 | 2018년 10월
추천의 말
과학과 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과학기술은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고, 중세의 종교만큼이나 권위를 가진 학문 체계이며, 살아가는 데 유용한 지식이자, 세상에 대한 시각을 바꿔주는 문화적인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이 찬란한 의미들의 이면을 들춰보는 이는 드물다. 과학과 기술 현장을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은, 과학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무관심 너머 어디 쯤엔가 묻혀있었다. <과학기술의 일상사>의 저자들은 그 전까지 한국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했다. 그것도 무려 4년 동안, 거의 매주, 총 187번이나, 과학기술정책과 연구 현장에 대한 팟캐스트를 진행한 것이다.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학과 대학원생이던 이들은, 팟캐스트를 통해 과학기술정책에 얽힌 주제를 조곤조건 풀어내거나, 이공계 연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그 이야기가, <과학기술의 일상사>에 담겼다. 4년 내공의 팟캐스트 진행자답게 유머러스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글투라 더 재미있게 읽힌다.
송민령(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책소개
저자들이 4년 동안 진행해온 과학 팟캐스트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에서 다루었던 주제, 전문 자료, 목소리를 빌려주었던 많은 연구자들의 이야기 등을 간추려 “시간을 들여 읽어볼 만한 것”으로 만든 기록이다.
과학기술을 보고 듣고 이해하는 데 있어 이러한 변화에 걸맞은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기획되었다. 정책의 관점에서 과학기술을 검토한다는 것은 과학기술이 제도/시민/일상과 마주치는 경계에서 발생하는(했던) 사건과 현상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조정하는 작업이다.
이와 같은 과학사회학적 접근은 시민에게 과학에 참여할 기회와 방법론을 제공한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야 할 시민들의 필수교양으로서의 과학에 지지를 보낸다면, 거기에 미처 누락되어서는 안 될 문제의식과 주장과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자 했다.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은이) | 웨일북 | 2019년 7월
추천의 말
책을 읽기보다는 TV 보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데 요즘은 TV 보다는 유튜브 방송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흥미로운 것은 또 최근에 유튜브에서 책 읽기를 추천하는 방송들이 갑자기 늘어났고, 아예 자신이 책을 내는 유튜버들도 늘어나는 트렌드다. 기쁜 일이다. 이런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고, 책이 다시 대세다,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어떠한 방송보다도 재미있게 컨텐츠를 풀어나갈 수 있는 젊은 작가와, 한 번 페이지를 펼치면 다시 책을 덮기 힘들게 만드는 새로운 지식과 인사이트다. 이 모두를 다 갖춘 책을 발견했다: 오후 작가의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어떠한 방송 포맷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지식의 재미를 선물한다. 강추!
장동선(뇌과학박사, 과학커뮤니케이터)
책소개
당신은 지금 과학이 두렵다. 무엇이 우리를 ‘과알못’으로 만들었을까? 과학의 높은 진입 장벽을 쉽게 통과할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농담’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전작에서 마약에 관해 책을 쓴 저자는 특유의 오타쿠적 탐구력으로 이 시대의 과학 기술을 낱낱이 파헤친다. 물 흐르듯 읽히는 문장과 촌철살인의 비유는 유머러스한 과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류 최강 빌런을 통해 바라본 질소 비료, 진시황과 프랑스 혁명을 넘나드는 단위 이야기, 플라스틱의 과거와 현재, 성전환이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미국과 소련의 좌충우돌 우주 과학 이야기, 우리의 작은 일상을 잠식하는 빅데이터와 맨날 욕먹는 기상청 직원들을 향한 헌사까지. 7개 과학 분야에 담긴 각각의 사연들이 역사와 정치, 사회, 철학과 맞물려 시종 유쾌한 독서로 이어진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은이)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추천의 말
우리 모두는 아프지 않고 행복하기를 원한다. 아프면 삶이 너무나 괴롭고, 살아갈 힘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아픈 사람을 대하는 무의식적 편견이 있다. 아프고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한 개인의 문제이지 않을까 하는 시선이다. 이러한 편견은 누군가에게는 또다른 큰 상처가 된다. 소득 불평등이 높거나, 성별과 인종의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 안에서 누군가의 아픔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고, 가난과 차별을 겪는 사회적 약자의 몸에 새겨진 상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선을 김승섭 교수는 인간의 몸을 매개체로 한 여러 과학적 가설과 데이터, 통계로 풀어서 보여준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이 제목은 많은 것을 함축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장동선(뇌과학박사, 과학커뮤니케이터)
책소개
2017년 <아픔이 길이 되려면>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가 집필했다. 1,120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300여 편의 문헌을 구체적 근거로 삼았다. 1348년 프랑스 국왕 필리프 6세의 지시로, 파리 의과대학 교수가 쓴 흑사병 원인에 대한 보고서부터 유방암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 단위의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사회제도의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을 밝힌 최신의 논문까지. 시대와 공간을 횡단하며 지식의 최전선에서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경합과 지식인들의 분투를 담아냈다.
“인간의 몸은 다양한 관점이 각축하는 전장”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지식의 전쟁터가 된 우리 몸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몸을 둘러싼 지식의 생산 과정에 대해 말하면서, 어떤 지식이 생산되고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는지, 누가 왜 특정 지식을 생산하는지,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만들기 위해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에 질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 10년간 김승섭 교수가 언론 매체를 통해 소통한 글들을 엮은 것이라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은 지난 20년 동안 의학과 보건학을 통해 공부해온 몸과 질병에 관한 주제들을 ‘지식’에 방점을 찍고 새로 집필한 책이다. 집필 기간은 1년이었지만 20년간의 고민과 공부가 담겼다. 방대한 자료를 검토했고, 그것들을 저자 특유의 정갈한 언어로 담아냈다. 과학과 역사의 사례, 현대의 여러 연구를 망라하며, 사회역학자의 글답게 데이터를 근거 삼아 이야기한다.
목록에 들지는 못했지만 많은 추천을 받은 책들:
"선정위원들을 고민하게 만든 많은 책들이 있었다. 좋은 외국서가 많이 번역되어 나와서 <종의 기원>, <아름다움의 진화>, <옥스퍼드 과학사>, <유니버스>, <침묵하는 우주> 등도 추천에 올랐다. 과학도서에서 드문 화학분야인 <슬기로운 화학생활>도 다수의 추천이 있었다. 과학과 사회의 문제를 연결한 <사람의 자리, 과학의 마음에 닿다>, <공기 파는 사회에 반대한다.>,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과 여성과학자들의 이야기와 여성의 문제를 담은 <내가 만난 여성과학자들>, <유리 우주>, <엄마는 북극 출장 중>,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아기보다 내 몸이 궁금해서>, <질의 응답> 등이 다수의 추천을 받아 이 주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항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선정위원장)
책 소개 출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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