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책 추천 리스트 2탄에서는 알라디너 다락방님의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소모임에서 2020년에 읽은, 읽고 있는, 읽을 책 목록을 소개한다. 이미 페미니즘 관련한 책을 70권이 넘게 보신 다락방님이 같이 읽을 책을 선정해주시니 읽어봄직하겠거니-하고 신뢰가 생긴다.
[1월]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반노동의 정치, 그리고 탈노동의 상상
케이시 윅스 (지은이), 제현주 (옮긴이) | 동녘 | 2016년 9월
책 소개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을 넘어 일하기 위해 사는 데에는 산업화 시대와 탈산업화 시대까지를 지배하고 있는 노동윤리가 가장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근면한 노동을 요구했던 과거 노동윤리부터, 노동자의 근면한 손뿐 아니라 마음과 감정까지도 요구하며 일을 즐기는 프로페셔널이 되도록 내몰리고 있는 탈산업화 시대 노동윤리까지, 변화해 온 자본주의 구조 저변에 흐르고 있던 노동윤리의 변화를 면밀히 살핀다.
노동조건 개선과 무급노동 가치를 인정하라며 싸워왔던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을 포함한 진보적 정치 운동마저도 노동을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활동으로 받아들였던 것을 함께 지적하며 노동윤리의 강력한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에서 임금노동으로 좁게 규정지어진 일의 개념을 확장하고 반노동(antiwiork) 담론과 탈노동(postwork)사회로의 정치적 상상의 단초를 다시 끌어올린다.
먼저 저자는 무급 가사노동의 유급화를 주장하던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을 재해석하는 데서 출발해, 과거의 노동윤리를 거부하고 기본소득을 요구하자는 주장을 펼친다. 기본소득에 이은 저자의 요구는 노동시간 단축이다. 특히 일-가족 균형을 노동시간 단축의 근거로 삼는 것을 경계하며, 가족의 이름보다 자유와 자율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성취하기 위해 싸우자고 제안한다.
[2월] 《보이지 않는 가슴》
돌봄 경제학
낸시 폴브레 (지은이), 윤자영 (옮긴이) | 또하나의문화 | 2007년 3월
책 소개
그동안의 주류 경제학은 여성은 남성보다 더 이타적이라는 관념을 강박적으로 신봉해왔다. 그리고 여성에게 종속을 강요하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우선시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진전으로, 강제된 돌봄을 거부하는 여성들이 경제적 자립을 위해 시장으로 나오면서 가부장적 질서는 부분적으로 와해되고 있다.
가부장제가 지배해 온 경제학은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가족 안과 밖에서 수행되는 돌봄 노동을 이론화하는 데 목소리를 내 온 낸시 폴브레가 설파하는 돌봄 경제학은 시장의 경쟁 압력을 강화하며 돌봄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직면한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3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
마리아 미즈 (지은이), 최재인 (옮긴이) | 갈무리 | 2014년 1월
책 소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1986년에 초판이 출간된 후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오늘날 이 책의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실감나게 다가온다. 가부장제를 이용한 자본주의적 착취는 한 세대 동안 더욱더 노골적이 되었으며,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확대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원과 본질을 찾으며, 현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뿌리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설명을 제시하는 에코페미니즘 정치철학서이다. 자본주의에 관심 있는 사람, 맑스주의나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 현대 자본주의가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인지, 아니면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과정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 사람들에게는 필독서이다.
[4월] 《여성성의 신화》
새로운 길 위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를
베티 프리단 (지은이), 김현우 (옮긴이), 정희진 (해제) | 갈라파고스 | 2018년 7월
책 소개
페미니즘 고전. 이 책은 여성의 지적 능력에 대한 확신을 훼손시키고 여성들을 집안에만 가둬두는 신념과 제도인 ‘이름 없는 문제’를 설명해냈다. 흥미진진한 일화와 인터뷰, 통찰력 넘치는 글을 통해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되찾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1978년 한국에 처음 소개될 당시 <여성의 신비>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널리 알려졌으나 이 제목이 ‘여성다움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덧씌워진 역할과 이미지’라는 의미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여성성의 신화’로 수정하였으며, 일부 누락되었던 본문을 되살리고 오역을 바로잡기 위해 재번역하였다. 또한 여성학자 정희진의 해제와 새로운 후기들이 추가되었다.
[5월] 《흑인 페미니즘 사상》
지식, 의식, 그리고 힘기르기의 정치
패트리샤 힐 콜린스 (지은이), 박미선, 주해연 (옮긴이)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09년 10월
책 소개
이 책은 미국 흑인여성의 역사와 경험을 기반으로 사회학, 여성학 이론을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미국역사를 통틀어 저항하고, 생존하고, 자기 자신을 믿고, 경험에서 우러난 지식을 키워왔던 수많은 흑인여성의 언어를 다듬어서 모아 놓은 책이다.
즉 이 책은 구전되어 온 문맹의 흑인여성의 이야기부터 현대 흑인 페미니스트 이론에 이르기까지 흑인여성의 다양하고 다층적인 텍스트에 대한 메타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콜린스는 대부분의 흑인여성이 읽어서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책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고 얘기한다. 그 결과 이 책은 미국 학부 수업에서 활발하게 교과서로 채택될 정도로 쉽게 쓰여졌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콜린스의 여러 매력 중 주목할 만한 것은 그녀의 사회학적 상상력과 통찰의 주요 원천이 흑인여성문학이라는 점이다. 젠더 사회학의명저이기도 한 이 책에서 흑인여성 블루스 가수들의 노래와 여성작가들의 문학작품이 인용되고 있다는 점은 앎의 모태가 곧 삶이며, 이야기야말로 저항활동의 힘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6월] 《에코페미니즘》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 (지은이), 손덕수, 이난아 (옮긴이) | 창비 | 2020년 2월
책 소개
성장과 이익창출이라는 목표를 앞세워 자연과 여성, 제3세계의 착취를 정당화해온 자본주의 가부장제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 이 견고한 패러다임에 맞서 자연에 대한 폭력이 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 해방과 여성 해방의 길이 다르지 않다고 선언한 생태주의 페미니즘의 기념비적 고전 『에코페미니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사회학자인 마리아 미스와 핵물리학자인 반다나 시바의 공저로 1993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생태주의와 여성주의의 결합을 통해 발전중심주의와 남성중심사회를 전복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두 저자는 독일인과 인도인, 사회과학자와 자연과학자, 페미니즘 이론가와 환경운동가라는 서로의 차이를 장애물로 인식하지 않고 다양성과 상호연관성을 이해하는 관점의 기반으로 삼았다. 풍부한 사례를 동원해 이론과 실천을 넘나드는 두 사람의 역동적인 글쓰기는 인간과 비인간, 여성과 남성, 서구와 비서구의 이분법을 타개하고 다양성의 연계를 추구하는 ‘에코페미니즘’ 개념의 보편화에 기여했다. 특별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현재의 관점에서 개정판 출간의 의의를 되짚는 저자들의 서문을 더해 읽을거리를 더 풍요롭게 했다.
[7월]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
모니크 위티그 (지은이), 허윤 (옮긴이) | 행성B(행성비) | 2020년 2월
책 소개
프랑스 작가이자 급진적 페미니스트 모니크 위티그의 에세이 선집이다. 위티그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여성은 만들어지는 것이다”는 명제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보부아르 당사자뿐 아니라 당대 페미니스트들을 동요시켰다. 그 말은 ‘여성’이란 원형이 있다는 걸 전제하며 그것은 결국 남/녀 이분법과 이성애 사회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는 비판이다.
위티그는 선험적으로 주어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신의 섭리에 따른 구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그의 대표적인 선언적 명제인 “누구도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레즈비언은 여성이 아니다”의 배경이다.
[8월]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캐슬린 배리 (지은이), 정금나, 김은정 (옮긴이) | 삼인 | 2002년 3월
책 소개
'섹슈얼리티의 매춘화'란 매춘 여성이 아닌 여성들의 성적 수수(授受) 속에서 매매춘이 정상적인 것이 되어 가는 변화의 방향을 가리킨다. 이 책은 여성의 삶에 매매춘이 얼마나 깊이 파고들어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여성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갖는 함의는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있다.
국제적 매매춘 반대 운동을 주도적으로 벌여 온 캐슬린 배리는 이 책에서 세계 각지에서 벌어져 왔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례와 매매춘 반대 운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는 매매춘을 단지 일부 악덕 포주나 일부 성적으로 문란한 남성 구매자 혹은 일부 일탈 여성의 문제일 뿐 대다수 건전한 시민과는 무관한 문제라는 식으로 바라보는 통념을 거부한다.
요컨대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섹슈얼리티 자체가 이미 매춘화되고 있으며, 따라서 눈에 보이는 매매춘 뿐만 아니라 '섹슈얼리티의 매춘화'라는 숨겨진 구조에 맞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단지 이론적 차원이 아닌, 이미 국제적으로 실천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저자를 비롯한 국제적 연대는 지난 1994년 이러한 시각을 담은 '성 착취 반대 협약'을 작성하여 국제 사회에 공표한 바 있다.
부록으로 바로 그 '성 착취 반대 협약 제안서'의 전문이 수록되어 있다.
[9월] 《페미니즘 : 교차하는 관점들》
로즈마리 퍼트넘 통, 티나 페르난디스 보츠 (지은이), 김동진 (옮긴이) | 학이시습 | 2019년 8월
책 소개
페미니즘이 하나의 이론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서로 다른 관점을 지닌 페미니스트들이 각자의 경험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여성 해방’이란 핵심을 잃지 않고 정치적 실천을 이어 왔음을 보여 준 책이다. 페미니즘의 수많은 관점들을 열 가지 범주로 정리해, 독자들이 페미니즘에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또한 열 가지 범주의 페미니즘이 형성된 시대적 맥락과 그 안에서 싸웠던 실천가들의 고민을 생생하게 그림으로써, 실천이자 운동인 페미니즘이 복잡한 현실의 지형 속에서 전개되어 왔고 또 전진해 갈 것임을 알게 한다. “다른 모든 관점에 대해 승리하는 한 가지 관점을 찾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의 말미에서 결국 실망할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어떤 문제에 완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 향상, 재고, 확장”하는 페미니즘을 만나게 될 것이다.
[10월] 미정
[11월/12월] 《제 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은이), 이희영 (옮긴이)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7년 2월
책 소개
본격적인 여성운동을 촉발시킨 보부아르는 프랑스 파리의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가세가 점차 기울어 갔고 그녀의 아버지는 딸들에게 원망 섞인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로 인해 보부아르는 아버지에 대해 적대시하는 감정을 갖게 된다.
대학교에 진학한 그녀는 지식을 좇게 되었지만 부모님이 지시하는 '상류계급 아가씨'로서의 몸가짐도 따르지 않으면 안 됐다. 때문에 낡은 인습과 새 시대 자유로움의 괴리는 고독을 불러 왔다.
사르트르와의 만남은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그녀에게 탈출구가 된다. 더욱이 보부아르는 가족들의 비난과 단절에 스스로를 사생아 같다고 여겼으므로 그 만남은 가뭄 속의 단비나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언제나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다. 그리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서로의 연애와 사상을 격려하거나 조언하며 동반자로 지냈다.
보부아르는 소설가를 지망하고 여러 작품을 발표했지만, 정작 그녀의 지적 사상과 업적이 빛난 것은 철학 분야였다. 아무래도 사르트르 철학의 흔적이 묻어날 수밖에 없지만, 그녀는 나름의 체계에 따라 명료하고도 과학적으로 자신의 사상을 제시한다.
책 소개 출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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